[일상] 2024년 중간 회고 - 새학기부터 휴학까지
매번 블로그 글을 써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 사이에 나랑 같이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조금씩이나마 실천하고 있었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단 하나의 글도 작성하지 않았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 무렵,
Alumni로 활동하고 있는 GDG on Campus에서 "주삼끄 챌린지"를 할 인원을 마침 모집하고 있었다.
주 3회 글쓰기라는 다소 어려워보이는(?) 조건이 마음에 걸렸지만,
강제로라도 하지 않으면 절대 블로그 시작조차 못할 거라 생각해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ㅎㅎ..
취지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초~중학생 시절 뭣도 모를 때 막 글을 써본 기억은 어렴풋이 나는데,
막상 기술 블로그를 시작하려니 하나부터 열까지 어떤 식으로 작성해야 할지 매 순간이 고민이었다.
몇 번의 고민 끝에 결국 든 생각은, 아무도 나한테 높은 수준의 글을 기대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이에 정말 가볍게 쓸 수 있는 주제부터 적어보려고 한다.
라인업지의 시작(3월-5월)
서비스의 시작은 정말 뜬금없지만 헬스장이었다..ㅋㅋ
나름 지금까지 내가 배운 기술을 일상의 불편함에 적용해서 해결해보고 싶었는데 마땅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느 날 헬스를 하다가 운동을 잠시 쉬어가면서 친구랑 카톡으로 축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는 과연 누가 올까? 이런 주제로 얘기를 나누던 중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작년 축제때 주점을 너무 오래 기다리다 지쳐 결국 포기했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바로 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서비스의 취지와 목표는 간단했다. 원격 웨이팅 서비스 '가천테이블'.
왜냐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난 현장에서 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주점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이를 내가 직접 해결해보고 싶었고, 정말 고맙게도 같은 동아리 출신 친구들(근표, 예찬, 동훈)이 흥미를 가져줘서 같이 진행하게 되었다.
해당 프로젝트를 뭔가 정말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었고, 이에 개발을 들어가기 전 협업 관리 툴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생전 처음 써보는 지라와 슬랙, 그리고 이를 깃허브와 자동화시켜 팀원들의 개발 외적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려고 최대한 노력했고,
약 한달간의 긴 시간 끝에 겨우 목표했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과정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헛고생하지 않도록 추후 블로그에 별도로 작성할 예정이다..ㅎㅎ
어차피 4월 말에 중간고사가 있었기에 해당 시점 이후부터 개발을 들어가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약 한 달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 기간 동안 난 위에 언급한 내용을 비롯하여 각종 행정 작업 및 문서 처리도 동시에 작업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 마쳤다.
그리고 이때부터 약 반년에 걸친 길고도 험난한 서비스 개발 과정이 시작하게 된다.. 이때는 이렇게 힘들 줄 몰랐겠지 ㅋ
결국 서비스는 축제 기간인 이틀동안 너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해당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배운 점이 너무 많아, 이를 시리즈로 정리해 꼭 블로그에 기고하는 것이 내 목표다.
스타트업 합류(6월-8월)
라인업지 개발에 몰두하던 중, 고등학교 친구한테 갑자기 카톡을 받았다.
'친구가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개발자를 뽑고 있는데 너도 한번 관심 있으면 봐봐~'라는 내용이었고, 평소에 창업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바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지원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이때 내 첫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지금 보면 아쉬운 내용이 많은데, 그때는 이게 나에게 있어서 최선이었다..ㅎㅎ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다.
'굳이 검증되지 않은 기획에 합류하려는 이유가 뭐냐', '이걸 위해서 휴학하는건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냐' 등등..
당연히 부모님도 걱정하셨지만,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었다.
내가 스타트업, 그것도 pre-A 투자 유치도 받지 못하고 예창패 지원금만 받은 팀에 합류하려고 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틀에 박힌 학교 생활에 안주하기보다는,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2.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었고, 합류하는 것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3. 재밌을 것 같았다. 이건 진심이다.
이렇게 나름 합리적인 근거를 들면서 결국 난 팀에 합류하게 되었지만, 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LLM을 맡아달라고?
내가 할줄 아는 것은 스프링을 통한 서버 구축밖에 없는데, 나한테 생성형 AI API를 담당해 달라는 대표의 부탁이 있었다.
그때 머릿속에 스프링밖에 없던 나는 최근에 출시된 Spring AI를 통해 기능을 개발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모든 팀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ㅜㅜ
결국 팀원들의 권유로 Python + FastAPI를 통해 기능을 개발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출시 전 2~3주 전부터는 밤을 새우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팀원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정말 지쳐서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고생 끝에 결국 기한에 맞추어 기능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고..!
나름 뿌듯한 결과물을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해당 서비스는 지금도 개선하고 있는 중이고..훌륭한 사람들 곁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 중이다.
Leets, 그리고 마일스콘(8월~11월)
Leets의 리드가 되다
1기부터 몸담고 있던 IT 학술동아리 Leets의 3기가 어느새 마무리되었다. 1기 때는 비록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였지만,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한 동아리원들 덕분에 함께 성장하여 2기부터는 운영진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3기의 마무리는 어쩌다 보니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항상 Leets에게는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Leets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고, 내 곁의 사람들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인관관계 그리고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2학기에 진행되는 Leets 4기의 리드는 내가 맡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리드'라는 자리의 책임감과 무게는 막중했고, 이에 난 동아리를 지속 가능한 기술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해 크게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1. 동아리 커리큘럼의 체계화
2. 교내 여러 기술 커뮤니티와 연합하여 소통하기.
두 가지 목표가 잘 이뤄졌냐고 묻는다면 객관적으로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다.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고자 한다..ㅎㅎ
두 번째 목표를 잠깐 이야기해보자. 난 평소에도 동아리의 이름을 달고 기술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싶었고, 마침 GDG 가천의 리드인 영인이와 바라보는 방향이 일치해 공동으로 컨퍼런스를 기획하게 됐다.
그 결과물이 마일스콘이다.
마일스콘
영인, 근표, 혜원 그리고 나를 주축으로 약 7명 가량의 학생들이 모여 컨퍼런스 기획을 준비하게 되었고, 첫 만남을 가진 건 한창 더울 때인 8월이었다. 우리는어떤 식으로 기획해야 학생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될지 정말 많은 고민을 가졌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토론도 정말 자주 가졌다. 결국 깨달은 점은, 신입 개발자가 넘쳐나는 현재 시장에서 단순히 ‘개발 능력’만 가지고서는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개발자가 될 수는 없다.’라는 것이었다. 또한 단순히 취업이라는 가까운 미래뿐만 아니라, 개발자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도 직시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이정표를 제시하는 컨퍼런스를 기획하기로 마음먹었다.
주니어 개발자로서의 첫 발걸음과 주니어 개발자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자, 즉 시니어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한 두 가지의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면 정말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개발자로서 걸어갈 길에 필요한 지침과 영감을 제공하여 스스로의 미래를 더욱 명확하게 그려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Leets 출신이자 내 친구인 김나영, 에어프레미아 랩스 프런트엔드 파트장이신 이승민 님, 토스 증권 Tech Lead를 역임하고 계신 박종협 님께서 흔쾌히 연사 제의를 받아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행사 기획을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70명 정도만 유치해 보자! 였는데, 컨퍼런스 당일까지 93명이나 신청해 주셔서 정말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덩달아 사회를 맡은 나는 유래없는 숫자에 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했고.. 그래도 나름 성공적으로 컨퍼런스를 마무리하면서 여러모로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끝나고 긴장이 풀리며 너무 배고팠다..
나름 내가 발표 체질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에 용기를 받아 지금은 조그마한 기술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ㅎㅎ 해당 발표에 대한 회고 글도 별도로 적으려고 한다.
마치며
작년에 복학하고 나서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며 나름 알찬 학교 생활을 보냈다면,
올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중한 경험들을 겪으며 내/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간단한 회고 글을 작성해보려고 했는데, 절제되지 않아 내용이 조금 길어진 것 같다..ㅎㅎ
그래도 시작이 절반이라고, 오늘을 계기로 블로그에 자주 기고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올해가 두 달 가까이 남았지만, 누가 "너 올해 열심히 살았니?"라고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넵!"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안주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순간들도 정말 많았기에,
올해를 되돌아보며 나만의 오답 노트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올 한 해 동안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 주고 지켜봐 줬던 모든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이만 마쳐야겠다.